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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즈 파스칼은 말한다. "인간은 죽음을 이겨낼 명약을 발견할 수 없었기에, 행복하기 위해 더 이상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파스칼과 마찬가지로, 피상적으로 살지 않으려는 모든 사람에 게 중요한 것은 죽음을 이겨내는 명약을 발견하는 일이다. 인간 은 이 치료제 없이는 아무도 행복할 수 없음을 분명하게 느낀다. 파스칼은 고통스런 탐구 끝에 드디어 그 사실을 발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순간부터 그의 삶은 변화되었다. "죽음을 잊어라, 그러면 행복하게 될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것을 자기 생의 참된 의미로 삼았다. 그 의 책「즐거운 학문」에는 '죽음의 생각'이란 말로 시작하는 단 원이 있다. 니체는 좁은 갈림길 한복판에서 온각 욕구가 뒤섞인 사람들이 내지르는 소리를 들었을 때 갑자기 엄습했던 우울함을 이야기한 다. 그는 그 큰 소리에서 많은 향락과 초조와 열망, 그리고 목마 른 인생과 삶의 도취가 매순간 빛나고 있음을 분명하게 느꼈다. "침묵이 이처럼 시끄럽고 살아 있으며 삶에 목마른 이들에게 곧 내려올 것이다. 각자의 등 뒤에 그 그림자, 그 어두운 동반자 가 서 있다!" 신앙심이 없는 고독한 영혼에게는 이런 생각들이 떠오르지만 니체에게는 하나의 비유가 떠올랐다. 그것은 이민선이 출항하는 최후의 순간과 같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적으로 크게 동요하 여 어느 때보다 서로에게 할 말이 많다. 배가 항구를 떠나는 시간에 사람들은 더 친밀하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소음 뒤에는 대양과 황량한 침묵이 기다 리고 있다. "그렇게 탐욕스런 그들의 먹이를 갈망하며!" 참으로 기이한 것은, 사람들이 지금까지의 일은 아무것도 아 니었고 미미할 뿐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가까운 미래는 그 자체 가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조급함과 절규, 자 기 비하와 자기만족이 나온다. 그러나 미래에 확실한 것은 오직 죽음과 죽음의 고요뿐이다. 이런 관찰을 통해 니체는 이런 유일한 확실성과 공통성이 인간 들에게 인상적이지 못하다는 사실과 '털끝만큼도 자기를 죽음의 형제로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이하게 여긴다. 니체는 다음 과 같은 놀랄 만한 결론을 내린다. "인간들이 죽음에 대해 전혀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하다니! 그들에게 삶을 백배로 생각할 만한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기꺼이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한다." 곧 삶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생각을 극복하려는 것이 니체가 바라는 것이었다. 더 나은 해답을 그는 생각하지 않 는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 을 억압하는 것이다. 어쩌면 죽음에 대해서는, 죽음을 억압하느 냐 아니면 극복하느냐의 양자택일 외에 다른 가능성은 없을 것 이다. 하지만 주어진 실재에 대한 모든 압박은 인간을 진리에서 벗 어나게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재를 인정하지 않 는 사람은 자신을 환영의 삶으로 인도한다. 그는 실제의 살에 이 르지 못한다. 줄리앙 그린이 소설에서 생명이 죽음보다 더 가치 있는 것임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한 진술이 옳다면 그것은 죽 음이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사 람은 마지막에 죽음에 의해 삼켜진다. 이로써 운명의 첫 번째 물음이 제기된다. 그것은 우리가 억압 된 죽음에 의해 아무 가망도 없이 삼켜지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신앙의 힘으로 희망 속에서 죽음과 맞서기를 바라는가이다. 누 구도 이 선택의 갈림길을 피할 수 없다. 신앙인은 좋은 길을 택 한다. 참된 신앙인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로마로 성지순례를 떠났다. 로마 체류 마지막 날 에는 늙은 마부의 마차를 타고 로마 근교를 돌러보았다. 그는 지 난주의 여러 체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시골 풍경에서도 감동을 받았다. 그가 마부에게 물었다. "당신은 이 나라에서 무엇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까?" 마부는 잠시 생각한 다음 이렇게 대답했다.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롭게 죽는 것입니다. Morie con Dio in pace, Signore!" 참으로 놀라운 대답이다. 순례자는 마부가 오랜 세월 동안 손 님들에게 보여준 아름다운 건물 가운데 하나를 꼽거나 늘 기쁜 마음으로 마차를 타고 달렸던 옛 거리를 꼽을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관광 명소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전혀 예상치 못한,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롭게 죽는 것입니 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에게는 그것이 삶의 모든 것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이며, 다른 모든 것을 지탱하고 따뜻하게 하는 자기 현존의 근본이며 원천이었다. 우리는 그가 살아온 삶에서 내적 고요와 깊은 평화 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삶과 죽음으로 명백하게 보 여주신 목적에 따라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럴 때 언제나 좋은 것 을 결정하게 되고, 삶은 그리스도교적인 것이 될 것이다. 그런 결 정을 내리게 될 때 자신에 대해 죽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하느 님은 인간 안에 자리하시고 당신의 빛과 평화로 활동하신다. 이런 신앙이야말로 죽음을 이기는 명약이며 모든 죄악에 숨어 있는 치명적인 것들을 이겨내는 명약이다. 따라서 우리는 요한의 말씀(1요한 5,4)을 약간 변형하여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죽음을 이기는 승리는 우리의 믿음이다." 이런 믿음으로 늙은 마부는 "당신은 이 나라에서 무엇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까?" 하고 묻는 로마 순례자에게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롭게 죽는 것입니다." 하고 대답했던 것이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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