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조회 수 28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 늙어버릴 것을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엔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본론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주소서.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해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 순 없사오나

제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과의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 주소서.

저는 성인까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만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입니다.

 

제가 눈이 점 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는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 17세기 어느 수녀의 기도 -

 

  • ?
    권길상제오르지오 2019.11.16 11:50
    참 신기하죠... 17세기 이 수녀님의 기도는 그 이전의 세기 뿐아니라, 이후를 걸쳐 지금, 우리가 청하는 기도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참 신기한 마음입니다. 결국 인간으로써 청하고 바램하는 것은 같은 것인 듯 합니다. 그레고리오 형제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 마음을 파고드는 교황의 한 마디 한 마디 ‘ 하느님을 만나라 ’ 정성관[솔라노] 2014.03.31 383
32 마음 속 쓰레기통 비우기 정성관[솔라노] 2013.06.19 463
31 떠날 수 있다면 떠나시지요(스콜라스티카 동정 성녀) 2 비둘기 2020.02.10 279
30 대구 에서온 지인의 글 안젤라 2020.02.28 255
29 답답한 마음, 안젤라 2020.02.28 171
» 늙어서도 친구를 가질 수 있도록 1 그레고리오 2019.10.16 289
27 냐의 기도, 안젤라 2020.11.30 212
26 내가 이 길을 잃고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해도 정성관[솔라노] 2013.10.15 443
25 내 탓으로 돌리면 정성관[솔라노] 2013.09.17 514
24 내 생각에는, 안젤라 2021.03.04 322
23 내 삶의 꽃자리 정성관[솔라노] 2013.06.07 561
22 남아 있습니다 / 주은 정성관[솔라노] 2013.07.05 485
21 날라리 신앙, 오리지널 신앙 정성관[솔라노] 2013.07.22 517
20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정성관[솔라노] 2014.05.31 397
19 나는 늘 꼴찌의 삶입니다 정성관[솔라노] 2013.08.06 448
18 길에게 길을 묻다. 행복하세요 2013.06.19 472
17 기도 6 file 권길상제오르지오 2019.07.18 273
16 그분 3 안젤라 2019.07.13 318
15 구체적으로 사는 이가 참사람이 된다 정성관[솔라노] 2015.02.27 383
14 구월의 시 - 조병화 tarsicia 2019.09.19 415
13 고통을 봉헌하라 정성관[솔라노] 2014.11.10 392
12 같은 괴로움 3 이한나 2019.10.11 257
11 각종질병 손쉬운 자가진단 자가치료 백향목 2013.08.01 341
10 【무료수강-온라인】 직업능력개발 1급 자격증 교육생 선발 서울심리상담 2017.12.11 170
9 [ 한사람의생명 ]관련하여, 함께 기도바랍니다 . . 1 file 김준그레고리오 2019.08.29 145
8 [ 청와대 청원글 ] 동의 부탁드립니다 . . 1 한사람의생명 2021.01.01 420
7 Any Dream Will Do 행복하세요 2013.06.03 290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