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종류의 불길한 소리가 있다.
하나는 창공에 퍼지는 까마귀 떼 울음소리이고 또 하나는 한밤중에 울리는 전화벨소리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 우리 어머니는 밤중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가슴이 선득해진단다,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이 나이기에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어릴적 나는 몹시 아팠다. 무의식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삶의 고비를 오가기도 했다.
그러니 밤중에 오는 전화는 불길함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 날 밤에도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 건 간호사의 말에 어머니는 짧은 순간 천국과 지옥을 오갔단다.
"그게... 아이가 심심하다네요. 혹시 오실 수 있나요?"
깜짝 놀랐을 어머니는 흔쾌히 달려와 오랫동안 잠 못 드는 나를 위해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세상 그 누가 한밤중에 전화를 받고 기꺼이 달려올수 있을까. 언제 어디에서든 내 전화를 받고 와 줄
단 한 사람이 존재 한다면 사랑받고 있음을 믿어도 좋을 것이다.
나는 사랑 받았고, 지금도 그렇기에 행복하다. 앞으로 어머니가 받을 전화는 행복한 소식을 전하는 것이면 좋겠다.
그리고 그 발신자는 나이길 바란다.
(좋은생각 2019년 3월호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