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의미의 봉헌 좁은 의미의 봉헌은 넓은 의미에서 말하는 봉헌의 세 번째 것을 뜻합니다. 곧 자신의 재물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을 말합니다. 봉헌금이라는 말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구체적인 예로서 교무금, 헌금, 감사 헌금 등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오늘날과 같은 자본주의 시대에는 좁은 의미의 봉헌에 넓은 의미의 봉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시대에서는 시간과 능력이 바로 돈으로 환산되기 때문입니다.그러므로 봉헌금이 좁은 의미의 봉헌이라고 해서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가 봉헌금을 바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귀한 시간과 능력의 결실을 바치는 것을의미한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꼭 짚고 갈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성당에서는 돈 얘기는 별로 안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또 신부님들은 대부분 신자들에게 돈 얘기하기를 싫어하거나 회피합니다. 뭔가 세속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하지만 냉철하게 성찰해 보면 성당에서 신자들에게 돈 얘기 하기를 피하는 것은'직무유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사제는 신자들이 봉헌생활을 하도록 가르치고 촉구할 의무가 있습니다. 돈에 대한 언급을 자주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돈을 신앙인답게 바르게 사용하도록가르치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인 것입니다. 돈만 있으면 잘 살 수 있다는 잘못된 자본주의적 사고가 만연된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인들에게 강조되고 또 변화되어야 할 부분 중 하나가 '돈을 신앙인답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민감한 이야기이지만 '봉헌금'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신앙생활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참된 봉헌은 세상의 주인이시며 살아계신 하느님께 대한 또 하나의 응답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