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사는 이가 참사람이 된다

by 정성관[솔라노] posted Feb 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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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하늘은 땅에서 열린다

루돌프 슈테르텐브링크 지음
김태선 옮김


P바오로딸


2 예수님은 누구보다 인간의 깊은 내면을 아신다


구체적으로 사는 이가 참사람이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가운데에는 고유한 정서를 일깨우는 말 이 있다. 예를 들면 '하필이면'이라는 말이 그렇다. 이 말은 과 연 누구에게 어울리는가? 이 말은 한 번쯤은 누군가를 어이없게 만들지 않았던가? 곧 '왜 하필이면 이 사람들은 같은 비행기에 앉아 갑자기 기묘 하게 운명 공동체가 되어야 했는가?' 등이다. 누구나 한번쯤 이 런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하필이면 왜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 '하필이면 왜 이 시 점에 태어났는가?' 우리는 또 이렇게 묻는다. "'하필이면'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기는가? 그것도 '하필이 면' 왜 지금? '하필이면' 왜 이런 걱정, 이런 실망, 이런 어리석 음, 이런 질병, 이런 고통, 이런 불행 등이 닥치는가?" 이 말은 묘한 뉘앙스를 지닌다. 이 말이 표현하는 것은 의아함 - 놀라움 - 개인적 당혹 등이다. 언제나 예상했던 모든 놀라움 외에 미리 대비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 그렇게 표현한다. 하느님은 친히 이 세상에 태어나기를 바라셨다. 사람들은 '왜 마리아와 요셉이, 그리고 예수님이 하필이면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대에 사셔야 했는가?' '이 황제는 왜 하필이면 마리아가 해산 하기 직전 나라의 모든 백성에게 호구조사 명령을 내려, 마리아 와 요셉이 170킬로미터나 되는 힘겨운 여행을 하게 했는가?' 하 고 묻는다. 나자렛과 베들레헴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 다. 그리고 '하필이면 왜 숙소가 없어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마구 간에서, 그것도 구유에서 세상의 빛을 보시게 되었는가?' '하필이면'이라는 말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예수님 생애 전체를 특징짓는다. '하필이면' 왜 그분은 당신 목숨을 범죄자들 사이에서 끝내셨는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우연, 때를 같이함, 예측 불능, 안배, 결정 등이 나타나고, 어떻게 늘 그렇게 지칭 할 수 있는가? 도대체 왜 '하필이면'이라는 단어가 거듭 나타나 는가? 먼저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다는 사실은 그 모든 것에도 태어나 는 것이 좋은 일임을, 이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일임을 말한다. 문득 한 사람이 생각난다. 그는 한창 때에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이 세상을 기꺼운 마음으로 떠나고 싶습니다!" 필자 가 그에게 말했다. "하느님은 이 세상에 오시길 바라시는데 당신은 이 세상을 떠 나고 싶다니, 이 얼마나 기묘한 일입니까?" 여기서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하느님은 당신 강생에 서 좋은 여건을 찾지 않으셨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사는 일이 비 록 수수께끼 같고 힘겹고 비참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우리 인간됨 에 속하는 것임을 뜻한다. 예수님은 이런 당신 강생의 방식과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 하신다. 곧 있는 그대로 삶을 받아들이고, 인생에서 겪는 모든 부 정적인 것에도 삶을 긍정적으로 가꾸고, 모든 것이 의미 없어 보 일지라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으로 삶을 견디는 사람만이 '참사 람'이 된다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놀고먹는 세상에서는 참사람이 될 수 없다. 그러기에 그리스도교 복음은 이렇게 선언한다. 세상 삶을 받아들 이고 그 삶이 실현되는 혹독한 상황과 조건을 받아들여라. 그러 면 참사람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가?' 하고 물을 것이 다. 그 대답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을 처음 만난 사람들의 태도에 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단순한 목동,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종종 등한시되던 이름 없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기분 나빠하지 않았고 마음을 닫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을 개 방했다. 그것은 이중적 의미의 개방이다. 그들은 자신의 마음을 열었 고, 동시에 하느님을 향한 길을 떠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형제가 되었다. 이런 하느님께 대한 신앙은 그들을 새 인간으로 만들어 주었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 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루카 2,20) 그들은 하느님을 찬미했다. 따라서 우리가 삶을 통해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찬미는 모든 어려움에도 목동들의 신앙으로 우리 자신을 '개방하고', 강생하 신 하느님과 일치하며, 하느님과 함께 새 삶을 시작하는 일이다. 바로 여기에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평화가 있다. 하느님은 우리가 종종 이해할 수 없는 분이지만, 실제로는 당 신 사랑으로 '하필이면' 우리를 이 세상 어둠에서 당신 영원의 빛 으로 이끄는 분이시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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